갖출 건 다 갖췄는데 자꾸만 뭔갈 잃어 버린 것만 같아 다 꽉 찼는데 또 비어 있는 느낌 숭고한 시대정신 따위는 아녔던 것 같아 그래 뭔가 더 이기적인 갖출 건 다 갖췄는데 자꾸만 뭔갈 잃어 버린 것만 같아 다 꽉 찼는데 또 비어 뭔가를 잃어버렸어 아녔던 것 같아 그래 뭔가 더 이기적인 어떤 것이었던 거 같아 열두 살 그쯤 나이에 타지의 생활과 울타리라는 가상의 개념도 있었잖아 뾰족한 탑 그 주변 반경 안 느꼈던 어떤 감각 거기 뭘 두고 왔나 아님 그게 날 두고 갔나 그때였던 것 같아 12년 전 끔찍한 트라우마 확실히 안전지대는 없었단 걸 느낀 건 그 아저씨 때가 맞아 사과했었지 맞다 속으로 또 곡으로만 욕했어 되갚아주고 싶은데 힘이 없는걸 어쩌겠어 똑같이 당했으면 좋겠다 그냥 니가 함무라비 법전마냥 그래야 내 복수도 끝나니까 울타리 밖의 소년 돌아가기만을 원해 2012년 비행긴 마침내 떴네 왜곡된 곡선보단 직사각형이 편해 태생지가 날 지켜준다 믿었던 건데 나 여기서 태어났고 가장 울타리 안쪽 근데 여기선 내가 유럽인이라네 기이한 광경 What's problem They definitely treated me as an asian well? 어디를 가도 이방인 취급인 걸 깨닫고 내집단안에 끼기 위해 별 지*을 다 해 그 *같은 투블럭, 피 안 통하는 바지 그때도 여느 때처럼 사과했었지 맞다 다들 그러길래 내 잘못인 줄 알았잖아 진짜로 나도 힘을 키워보니 대단하게 아니더군 사교성이나 말주변 뭐든 간 나를 맞추고 따라쟁이 신세 자세를 더욱 낮추고 눈에 가둬뒀지 또래들의 암묵적 룰 힘이 주어지면 인간은 다 그런가 싶다가 그럼 내가 미워할 대상에 정당화가 될까 봐 나와 나를 부정했던 이들이 본질적으론 같은 사람으로 퉁쳐지는 것이 그게 가장 아파 그래서 납득이 되는 내 자신이 더 싫어 그럼 근원적인 이유는 내가 약해서를 인정하는 것만 같아, 이 모든 불합리를 내 탓으로 돌리면 나의 정신이 못 버틸걸 됐어 다 지난 얘기잖아 극복했잖아 고민이 너무 많나 쓰잘떼기 없는 것같아 잊은게 뭔지 알아도 돌아가긴 너무 아파 바빠 안찾아 어디였지 누구였지 뭐였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