여보 가전제품 추천해도 될까?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고급 예술품이지만 그렇게 비싸지도 않은 데다 디자인도 아름다워 우리 텅 빈 티비장에 놓으면 너무 예쁠 이 작품 이름은 플레이스테이션이야 알았어 화부터 내지 말고 내 얘기 좀 들어봐 여보 애들 교육에 대해 읽어봤는데 책상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체험 학습이 좋대 플레이스테이션 VR 기능 쓴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심지어 공룡 만나고 싶다는 우리 아들 예쁜 꿈도 이뤄줄 수 있어 Oh 못난 나를 만나 고생하는 널 보면 내 마음에 비가 내려 언제나 육아, 요리, 설거지, 빨래, 청소를 해내느라 거칠어진 너의 손을 볼 때마다 쥐여 주고 싶어 아름다운 듀얼 센스 패드를 우리 게임기 하나 사보는 건 어떨까? 너무 착한 그대가 나 같은 못난 놈 만나서 사느라 스트레스 쌓이잖아 고거를 게임으로 풀면 어떨까 나 같은 놈 등짝을 때리는 것보다는 몬스터 패는 게 더 재밌을 거야 기괴한 몬스터 거대한 보스 죄다 부숴 다크소울 난이도는 꽤나 어려워서 맨날 죽으면서 재차 시도해서 해답 찾아 깬 다음 느끼는 쾌감 대박 세계관 별로라면 같은 회사 다른 대작으로 새로 즐겨봐 또 다른 세상 신과 신나게 싸워 갓 오브 워 1편만 해줘 라오어 아무거나 골라 바로 널 데려갈게 다른 곳 못난 나를 만나 무섭게 변한 너 원래 착하고 다정했잖아 그 마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노력할게 근데 노력만으로 다 되는 건 아니니까 최첨단 힐링 아이템을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 싶어 플스가 싫다면 닌텐도 스위치는 어떨까? 무인도에 너만의 예쁜 마을 만들고 동물 친구들과 즐겁게 놀아봐 너 원래 춤추는 거 좋아했잖아 춤추고 마리오 포켓몬 리듬 타고 즐겨 난 젤다만 하면 돼 산다면 한 달간 저녁밥 내가 만들게 넌 그동안 지구를 지켜줘 우리 네 살 아들도 편지를 썼어 상상해봐 우리가 함께 쌓아갈 추억과 아이템과 업적 게임기 하나 사보는 건 어떨까? 부딪힐 때 괜히 언성 높이는 것 대신에 게임으로 푸는 건 어떨까 장인어른 낚시 참 좋아하시잖아 장모님 좋아하실 안동소주도 샀지 여론은 내 편이야 혹시 몰라 말씀드리는데 우리 아내 착합니다 스무 살 때 만난 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 리 없지 옛날 내가 아무것도 없는 데다 맨날 뜬구름 잡는 생각 떠들어도 너만은 내 말 들었지 새삼스럽지만 고마워 내 삶은 너를 만나고 바뀌어 너는 날 나로 있게 해줘 내가 날 믿게 해줘 내가 얄밉게 장난을 쳐도 가끔은 쳐 돌았나 싶게 굴어도 다 네가 웃기를 바래서 그런 거야 사실은 첨부터 게임기도 필요 없어 어 아니야 좀 오바했다 게임기는 필요하다 너가 왜 안 된다는지 알아 우리 아들 교육 땜에 살짝 걱정 되는 마음 모르는 거 아니야 그런데 말이야 과하게 많이 하지만 않는다면 (그거 아세요?) 게임은 사실 참 교육에 좋아 정말이야 난 이지투 디제이로 리듬을 타는 걸 배웠고 (게임은 생각보다는) 스타로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보는 걸 배웠고 (유익합니다) 디아블로 아이템 사기를 당하며 세상의 쓴맛을 배웠어 툼 레이더로 두려움 속 뚫고 가 보물 찾는 걸 배웠고 나쁜 놈들에게 붙들려 뚜드려 맞고 온 날은 둠 2로 분 풀었어 게임 속 강력한 용사들 될 때면 내 가슴 부풀었어 나는 게임을 사랑해 당연히 제일 사랑하는 건 너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