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라 날개가 부러진 갈매기처럼 꺾이고 접혀 쓰러지는 갈대처럼 저 웃음기가 사라진 광대처럼 둥지로부터 버려진 애닳고 애처로운 그 본래의 가치를 잃은 과거의 모습을 일컬어 줄 뿐인 껍질만 남은 이름 더는 무겁고 완고한 의미를 단단히 지탱해 내지 못하는 앙상히 낡은 기둥 해를 등지고 무릎 꿇었네 그럴수록 뚜렷해지는 그림자가 다릴 붙들어 매 끝내 부끄럽게도 매섭게 추격해 오는 운명의 마차에 오르길 받아들였네 시간은 나의 편이 아니었음을 이 답을 깨닫기까지 얻은 가르침들은 없어 그 예언은 진실이 아니었어 미완의 첫 서문만 쓰다 버린 전설 조금만 천천히 가다오 잠시 뒤를 보며 가쁜 숨을 돌리게 멀어진 풍경을 눈에 담고 지나온 여정의 자취를 나 스스로 기억할 수 있도록 조금 더 힘차게 가다오 주변에 거친 발굽 소리가 들리게 내가 어떠한 길 위를 지났고 또 어디로 향하는지를 저들이 기록할 수 있도록 위대함은 익숙함 안에 잊혀지지 불굴의 신념도 결국 휘청이지 한결같음의 다른 이름은 뒤처짐이니 반짝이는 별도 잠깐의 기척이리 가엾은 이들의 작은 연못에 기꺼이 뛰어들어 함께 노래하며 울고 웃었네 남은 건 허깨비 같은 자그만 명예 옷자락 끝에 얽어맨 벗어날 수 없는 멍에 초라한 몰골을 한 노인이시여 그대는 나의 이 억울함을 아시는지요 찬란할 것만 같던 꿈과 펼친 그림 위에 덮여간 서서히 부서진 날들의 조각 시간은 누구의 편도 아니었음을 그 답을 깨닫기까지 견딘 잔인함들은 벌써 기억에서 지워버린 뒤였어 낡고 헤진 서론만 읽다 멎은 연설 조금만 천천히 가다오 잠시 뒤를 보며 가쁜 숨을 돌리게 멀어진 풍경을 눈에 담고 지나온 여정의 자취를 나 스스로 기억할 수 있도록 조금 더 힘차게 가다오 주변에 거친 발굽 소리가 들리게 내가 어떠한 길 위를 지났고 또 어디로 향하는지를 저들이 기록할 수 있도록 서산 너머 스러져가는 태양 불을 피우고 쉬어갈 준비를 하지 낮의 열기가 꺼지지 않는 백야 잠을 잊어버린 채 채찍질을 더 빨리 길이 끝나는 곳과 마주할 대양 내린 빗물들이 모여 이루는 자리 마침내 다다를 약속의 땅에 설 때에야 모든 걸 다 이겨낸 모습으로 말하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