눈을 떠 창문 사이로 새나온 볕이 날 일으켜 기지갤 켜고 커텐을 걷지 14층 높이 아래 오늘 저 레고 인간들은 그리 빼곡하지만은 않은듯해 I like it, I like that 저 네모난 냉장고 속엔 뭐가 많진 않지만 때우기엔 적당해 엄만 말했지 먹고 바로 누우면은 소 돼 하지만 문득 드는 생각은 여태 내 머리에 뿔이 아직도 없는 거 보니 괜찮을 듯해 차라리 돼버리고 싶기도 해 뭐 어때 I just wanna waste the time. 해가 어떻게 뜨고 지는지는 관심 없네 나는 그저 내 하루를 맴도는 데자뷰를 만끽하는 중 노란 방바닥에 딱 늘러붙은 뻔데기 한 마리 꾸무적대지 웬종일 이불 밖은 위험해 난 보호색을 띠지 I don't wanna think about it No No 자세는 나무늘보 같이 Low Low I don't wanna DO SOMETHING I just wanna DO NOTHING 창문에 스며드는 빛은 오렌지, 대충 시간을 짐작해 아마 오후겠지 모두가 바쁜 이 도시의 옥에 티, 아마 내일도 게으름의 연속이겠지 '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' 할머니 걱정 마세요 가장 늦게 일어나는 벌레가 나 나를 잡을 새는 아까 일어났지, 나는 잠깐 일어난 거 다시 잘 거예요 실을 몸에 감아 누에고치 바닥에 등을 딱 붙이고 또 누웠지 핸드폰 아니면 리모콘, 그것도 아니면 담배나 한 대 피고서 오늘 뭐 할 거냐는 친구들 문자를 확인했지, 할거 없음 나오라고? 무슨 할거 많어 일단은 한숨 더 자고나서 생각해볼게, 근데 아마 안 나갈 거 같어 I don't wanna think about it No No 자세는 나무늘보 같이 Low Low I don't wanna DO SOMETHING I just wanna DO NOTHING 친구들은 말해 이런 내가 부럽대. 다들 흘러가는 대로 끌려가는 게 익숙해져 버렸네 모두 다 회색 정장에 묶인 피터팬. 나는 이럴 때 느끼지 이게 인생이란 건가? 다 털어내 아님 넌 내가 볼 수 있는 걸 못 봐 월화수목을 건너와 도착한 이곳에는 가득한 평화 시간은 흘러가고 나는 그 위에 살짝 얹어 같이 흘러가 바쁜 척하기 바쁜 놈들 계속 묻지 시간이 아깝지 않냐고, 손에 쥐지도 못할 거 아까워해 뭐 하냐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는 거지 술에 물 탄 듯 사는 거지 하루 종일 어.누워있었고 또 누워있을 건데 도대체 무슨 시간이 아깝다는 거지? I don't wanna think about it No No 자세는 나무늘보 같이 Low Low I don't wanna DO SOMETHING I just wanna DO NOTHING